1.뭔가 안 풀릴 때
언제인가 예배당 마당에서 교인들과 족구를 하다가 발을 다쳤다. 주저앉아 있는 나를 향해 나이 많으신 권사님이 ‘빨리, 돼지기름을 가져오라’고 소리를 쳤다. 젊은 자매가 금방 구해오자 내 발위에 붇고 문지르기 시작하였다. 더 아파오는 통증 때문에 어찌할 줄 몰라 하자, 집사 한분이 ‘내가 침 잘 놓는 곳을 안다’하면서 차를 태우자, 뒤에서 돼지기름 바르면 다 났는데...하는 소리가 여운처럼 들린다. 차를 타고 침잘 놓는 다는 분을 만났다. 그는 내 발등을 힘껏 누르더니 이젠 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나는 더 큰 통증으로 소리를 쳤다. 그러자 이번에는 병원으로 가자는 것이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엑스레이를 찍었다. 그리고 보니 발등의 뼈가 몇 개나 끊어지고 일그러진 것이다. 병원에서는 단단히 목대를 하면서 제가 고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때가 되면 낫게 하십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짧은 경험을 통하여 우리들의 습관과 경험이 아픈 사람을 더 아프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린이들이 모이는 교회학교가 중병에 걸려 있다. 아픈 사람을 데리고 함께 놀자라고 말하고, 함께 먹고 자면서 좋은 관계를 맺어보자고 말한다. 애들은 아프면서 자라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종종 들린다. 그래도 차도가 없으면 이 방법 저 방법 다 해본다. 그러다가 급기야는 ‘하나님이 고쳐 주실 것이야’ 하면서 뒷짐 지고 날이 가기만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본다. 정말 방법이 없을까?
구약의 시작은 아담이라는 장년으로 시작되었으나 신약은 예수라는 아기로부터 시작되어왔다. 성경 속에 나오는 수많은 사람들을 통하여 신앙은 전수 되어 왔고 교육은 이루어져 왔으며,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아담은 범죄이후 에덴에서 쫓겨남을 당하였고, 노아와 아브라함을 통하여 순종하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인가도 알게 되었다.
야곱은 삶속에서 여러 번 그야말로 풀리지 아니할 때가 있었다. 팟죽 한 그릇에 장자의 명분은 받았지만, 집 떠난 생활은 곧 광야의 생활로 이어졌다. 하나님의 사자를 붙들고 밤새 기도하여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받아냈다. 그러나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얽힌 결혼과 자녀들의 범죄로 인하여 다시금 벧엘로 올라가자라고 외치며, 회복의 삶을 통하여 자리를 잡아갔다. 우리가 잘 아는 다윗의 생애도 생각보다 잘 풀리지 아니하였다. 아버지와 형들에게 따돌림과 인정을 받지 못하였다. 그는 기름부음을 받았고, 골리앗을 물리쳐 장수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늘 쫓기는 삶을 살아야 했고, 기름부음을 세 번씩이나 받았지만, 왕은 쉽게 되지 아니하였다. 목숨 받쳐 온 신하를 죽이면서 죄를 범하였을 때 기도함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갔고, 아들의 반란에 숨을 죽이며,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였다.
2.기본으로 돌아가자
문제가 일어나고 그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문제를 가장 빠르게 해결하는 방법은 기본으로 돌아가서 그 문제의 실체를 바라보고 그 문제가 무엇으로부터 비롯되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사람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본을 떠나는 경향이 있다. 자꾸 복잡해진다. 기본 상실로 인해 무력감에 빠지고 생명이 아닌 것에 마음이 나뉘어져서 약화되곤 하는 것이다. 이때 기초로 돌아가는 집중과 단순화의 작업이 필요하다.
운동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라. 아무리 탁월한 수준급 선수들이라고 해도 운동의 시작은 구보다. 구보를 못하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그렇지만 수준급의 선수도 구보부터 든든히 다지지 않으면, 역량을 발휘할 수 없다. 그런데 많은 성도들이 이 '신앙의 구보'를 무시한다. 말씀과 기도를 도외시한다. 그래서 화려한 것 같지만 승리의 자리에 서지 못하는 것이다. 어린이 교회가 강력해지는 길은 단순함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단순하게 산다는 것은 쉽고도 어려운 길이다. 왜 그런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나 쉽게 무시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능력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알고 있는 기초를 붙들고, 최선을 다해서 마귀와 싸우는 데 있다.
3.기도가 답이다.
성경의 인물들은 한결같이 어렵고 힘들 때 기도함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기도가 가장 급하다. 벧엘을 정하고, 골방을 정하고 손을 들면서 기도하였다. 지금 어린이교회들도 특등실 병원에서 낫기만 기다리면서 티브이를 시청할 때가 아니다. 엎드려 간절히 기도해야할 때이다.
시편 62편 8절을 보면『백성들아 시시로 저를 의지하고 그 앞에 마음을 토하라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 』「하나님을 향해서」도 「하나님에게」도 아닌「하나님 앞에」이다. 예레미야애가 2장 19절에는 『밤 초경에 일어나 부르짖을 지어다 네 마음을 주의 얼굴 앞에 물 쏟듯 할 지어다 각 길머리에서 주려 혼미한 네 어린 자녀의 생명을 위하여 주를 향하여 손을 들지어다 하였도다』주님의 얼굴 앞에 자기의 말을 물 쏟듯 쏟으라고 하신다. 여기서도 「하나님에게」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라고 되어 있다. 쏟아 붓기 가장 쉬운 것이 물이다. 마음을 그렇게 쏟아 놓아야한다.
어린이교회가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서 첫 번째 그리고 가장 우선적인 해결법은 기도이다. 하나님께 도와 달라고 겸손히 엎드리고, 간절한 울부짖음이 절실히 요구된다. 기도의 헌신은 교만은 말살시키고 오직 하나님께만 의존하도록 초점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기도는 과거의 치유책과 교정을 넘어선다. 야곱이 얍복강과 벧엘을 기억하고 기도했듯이 다윗이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듯이 한국교회가 어린이교회를 위하여 기도해야한다. 어린이들이 간구하는 것이 마치 돌들이 일어나기 전에 호산나 외치는 부르짖음이 되어야 한다. 교회마다 기도회가 일어나야한다. 성장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회개하는 간절한 기도가 이 시대에 절실히 필요하다.
4. 말씀이 살아나야 한다.
어린이교회의 설교자는 누구인가? 대부분 전문 사역자가 아닌 분들이 해오고 있지는 아니한가? 전문 사역자라고 해도 언제인가 떠날 분이 아닌가? 그래서 그들은 설교를 쉽게 생각한다. 어디에선가 나온 설교라도 주워 다 먹이면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각종 최고급의 시청각자료를 통하여 재미있게 전하면 된다는 생각이 있다. 말씀이 회복되어야 진정으로 새로워지는 것이다. 말씀이 살아나면 모든 것에 생명을 불어 넣는다. 말씀이 없어 기근이요, 기갈이다. 말씀을 듣고 그대로 행하는 운동은 단순한 것 같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말씀에 순종하면 반석위에 집을 짓는 것이다. 지금 당장 성장은 아니어도 성숙은 되어간다는 것이다.
어린이들도 생명이 실리지 아니한 말씀 듣는 것에 싫증을 가져온다. 생명은 생명을 낳는다. 지금 시대에 말씀이 없다는 것은 놀라운 표현 일려는지 모른다. 인터넷에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말씀이 여과없이 전달되고 있다. 마치 어린아이가 배가 아프다 하니 빨간 약을 온몸에 바르면서 빨리 나을 것이라고 안위하고 있는 것이다. 맹장이 아픔에도 불구하고 늘상 그러하듯이 빨간약이 최고라고 고집하고 있다. 빌려온 밥도 하루 이틀이다. 쉰밥도, 보기좋은 양념도 모두 배탈나기에 안성맞춤일 뿐이다.
이 시대에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성령으로 전해야 어린이가 산다. 어른설교자는 많은데 왜 어린이 설교자는 없는가? 말씀이 들려지도록 설교해야한다.
5.가르치는 사람이 바로 되어야 한다.
누가 어디로 이끄냐에 따라 갈 길이 달라진다. 어린이들은 혼자서 갈 길을 정하지 못한다. 아무리 학교수업과 과외에 파묻혀 산다하여도 그들에게는 아직도 복음을 들을 시간이 있고 믿을 수 있는 여백이 충분히 남아있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전하고 가르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콩을 심었다면 콩나물로 키울 것인가? 콩 나무로 키울 것인가를 정해야한다는 것이다. 뿌리가 없고 족보가 없어지는 어린이교회를 지금껏 우리는 해오지 아니했는가? 아직도 부모따로 어린이 따로를 내세우며 교회에 출석하는 분들이 있다.
처음 교회들은 예쁜 예배당과 예쁜 프로젝트가 없어도 기뻐하고 감사하였다. 너무 많은 것으로 가득 차 있는 교회당에서 불평하는 모습은 없는가? 좋은 집을 지어놓고, 값비싼 대리석으로 부엌을 만들어 놓고 라면을 끓여먹는 꼴이 아닌가 한다. 출산률이 떨어졌다고, 어린이가 도망간 것은 아니다. 있는 모든 어린이에게 복음은 전파되어야 한다. 그리고 기도하고 말씀대로 사는 새로운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만든 운동이 나이다. 성령께 전적으로 의지하고 순종함으로 제 자리에서 기본에 충성한다면 길은 열릴 것이다. 자! 이제 처음 자리에서 출발을 하는 것이다. 있어도 준비되지 아니한 사람은 힘이 없다. 사람의 수를 세지말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철저히 믿으며,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어린이 교회를 만들어가고 세워가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곳곳에서 일어나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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