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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턴 커쇼

예화자료/인물예화

by yesoozoa 2021. 9. 1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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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쇼 앞에 위대한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는, 그의 뛰어난 야구 실력도 있지만 인간 커쇼에 대한 무한매력 때문이다. 내 인생의 롤모델은 프로 운동선수입니다!”

 

순간 교실 곳곳에서 큭큭대는 소리가 들렸다. ‘자신의 꿈과 롤모델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는 가운데 열네살 소년 클레이턴 커쇼의 답은, 조금 황당했다. 선생님은 그 자리에서 커쇼에게 개인의 목표는 중요하지만 항상 그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말을 들려줬다. 그가 꿈을 이룰 확률이 100만분의 1이라는 사실과 함께. 하지만 커쇼의 가슴속을 파고든 한마디는 따로 있었다. “100만이라는 숫자는 생각하지 말고 네가 거기에 포함된다는 생각을 하고 단 한명의 주인공이 돼 봐라.”

 

커쇼는 아내 엘런 커쇼와 함께 쓴 <커쇼의 어라이즈>(W미디어·2013)에서 확률의 잣대로 나 스스로를 규정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그때를 돌아본다. 커쇼는 결국 자신이 롤모델로 삼았던 프로 운동선수가 됐고, 메이저리그의 주인공으로도 우뚝 섰다. 2011, 2013년 사이영상(리그별 최고 투수에게 주는 상)을 받았고, 올해 초에는 다저스 구단과 721500만달러(2014~2020·2240억원)의 장기계약을 했다. 평균 연봉 3071만달러(320억원), 지난 5년 동안 평균 투구수(3358)로 환산하면 공 한개를 던질 때마다 9145달러(952만원)를 받게 된다. 총액 2억달러 이상 계약은 메이저리그 투수 최초. 거액의 계약 성사 뒤 그의 가족은 축하 파티를 열까도 생각했지만 커쇼는 거부했다.

 

“‘이 정말로 축하를 해야 할 것인지 모르겠다는 이유에서였다. 보통 투수의 장기계약은 팬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기 마련인데, 계약 직후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이에스피엔>(ESPN)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58%의 누리꾼이 “(계약액이) 납득할 만하다는 답을 보였다. 또한 71%는 커쇼가 현역 동안 2차례 이상 더 사이영상을 받을 것으로도 예상했다. 계약 첫해인 올해 커쇼는 이미 사이영상 후보 0순위에 올라 있다.

 

텍사스 출신의 커쇼는 2006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7번째로 다저스에 지명됐다. 고교 3학년 때 13승 무패 평균자책 0.77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도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는 햄버거집에서 점심값을 낼 만큼만 계약금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순수했다. 그의 손에 쥐어진 신인 계약금은 230만달러. 이혼 뒤 싱글맘으로 힘겹게 아들을 키운 어머니(메리앤)의 어깨를 편안하게 해줄 만큼의 거액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가난했지만 일부러 지역 내 좋은 학군이었던 하일랜드파크 지역의 고등학교로 그를 진학시켰고 밤낮으로 일하면서 그를 뒷바라지했다.

 

숙소에서 동료들과 레슬링 경기를 벌이며 뒹굴고, 닌텐도를 손가락에 물집 잡힐 때까지 하고, 그리고 야간 이동 때 버스 바닥에서 쪽잠을 청했던 그의 마이너리그 생활은 그리 길지 않았다. 20085, 더블 A팀에서 뛰던 중 메이저리그로 승격됐다. 그의 나이 스무살 때였다. 커쇼는 당시 메이저리그 30개 팀 엔트리에 든 선수들 중 가장 어렸다. 다저스타디움 라커룸을 처음 방문한 날에는 흥분된 마음에 자신의 라커 옆에 걸려 있던 팀 동료 제이슨 슈밋의 유니폼을 입고 다저스 그라운드에 서서 국가를 듣기도 했다.

 

당시 슈밋은 커쇼를 골려주기 위해 모르는 척 커쇼의 유니폼을 입었다. “경기장은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됐다. 그것도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말이다보통 우리는 창피했던 순간을 잊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런 일이 안 일어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니폼을 입은 내 모습이 아무리 창피했다고 해도, 나는 전혀 후회가 없다. 그 시간은 나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환영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커쇼의 어라이즈> )

 

커쇼는 속구, 슬라이더, 커브를 주로 던진다. 체인지업도 구사하지만 경기당 5개 안팎으로만 뿌린다. 구종이 아주 단순해 보이지만 191의 키에서 진짜 제대로 꽂히니 타자들도 속수무책이다. 게다가 그는 공을 손에서 놓을 때까지 공을 끝까지 숨긴다. 속구 평균 구속은 시속 150. 왼손 투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타자들이 느끼는 속도감은 3~4더 빠르다. 한 메이저리그 감독은 커쇼의 속구는 오른손 타자 깊숙이 파고든다. 속구조차 각이 있다고 했다.

 

슬라이더는 리그 최고로 손색이 없다. 떨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속구인지 슬라이더인지 알 수가 없어 타자들에게 낭패감을 준다. 다저스 2선발 잭 그레인키(다저스가 아니었다면 그는 팀 1선발이었을 것이다)가 커쇼의 슬라이더를 직접 보고 혀를 내둘렀다는 일화도 있다

 

커쇼를 상대하는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입장은 어떨까. “공을 정말 잘 숨기는데 재빨리 공을 빼서 던진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포수 버스터 포지)거나 커쇼의 어떤 공도 치기가 어렵다. 속구는 속도측정기에 찍히는 것보다 더 빨라 보인다”(캔자스시티 로열스 외야수 아오키 노리치카), “커쇼는 공을 숨겨서 빨리 던지는 타입이라서 타격 리듬을 잃기 쉽다”(보스턴 레드삭스 데이비드 로스)고 평가한다. 한 타자는 변화구의 각이 늦게 꺾이기 때문에 속구처럼 느껴진다. 그냥 타석에 서서 어떤 공이든 방망이에 와서 맞기를 바랄 뿐이라고도 했다.

 

커쇼를 더 돋보이게 하는 것은 계속 자신을 채찍질한다는 점이다. 사이영상을 두차례나 받았으면 현상 유지에만 신경쓸 법도 한데 그렇지 않다. 장거리 원정 10연전을 다녀온 뒤에도 다저스타디움에 남아 나머지 공부를 한다. 비시즌은 말할 것도 없다. 한시도 공과 글러브를 멀리하지 않는다. 아프리카 잠비아로 봉사를 가도 미리 투구 연습을 할 장비를 보내놓고 현지에서 훈련을 한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다저스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커쇼에 대한 칭찬밖에 안 한다. 선수들이 커쇼를 본받았으면 하는 말을 많이 한다고 했다. 커쇼는 지금껏 욕을 한차례도 한 적이 없다. 마이너리그 시절 팀 동료가 넌 왜 욕을 안 하니?”라고 신기해했을 정도다. 뜻대로 야구가 풀리지 않을 때 그가 하는 행동은 그저 글러브로 입을 가리고 소리를 지르는 정도다.

 

탈삼진왕커쇼의 진가는 야구장 밖에서 더 드러난다. 2008년 데뷔 시즌을 마치고 고향인 텍사스로 돌아간 커쇼는 가장 먼저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기 위한 자선 야구교실을 열었다. 201012월 결혼한 뒤에는 오프시즌 때마다 아내 엘런을 따라서 아프리카 잠비아로 봉사를 떠나 어린이들을 안아주고 그가 가장 잘하는 야구를 가르쳐주고 있다. 지금껏 네차례나 잠비아를 방문했다. 20111월 잠비아를 처음 방문하고 텍사스로 돌아와서는 커쇼의 도전이라는 후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탈삼진 1개당 100달러씩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작년부터는 기부액이 탈삼진 1개당 500달러(후원사 포함 600달러)로 늘었다. 그의 영향으로 텍사스주의 리틀야구 및 고등학교 투수들도 삼진을 잡을 때마다 일정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 이렇게 모인 기부금은 잠비아 고아들을 위한 쉼터 건립을 위해 쓰인다. 이달 초에는 다저스타디움에서 경기를 마치고 자선 탁구대회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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