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인생독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느 사람이 도를 깨닫기 위해 산 속에 들어가서 기도합니다. 산 밑에 있는 농부의 집에 부탁해서 식사를 날라다 먹으면서 그야말로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였습니다. 여러 날을 기도하는 데도 깨달아지는 것이 없습니다. 이 사람은 덕이 높은 수도사를 찾아가서 어떻게 하면 깨닫겠느냐고 진지하게 물어보았습니다. 수도사는 당신에게 식사를 날라다 주는 농부가 신앙이 아주 깊은 사람인데 농부의 집에 가서 며칠 머물면서 농부가 하는 것을 유심히 관찰하면 깨닫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사람은 농부의 집에 가서 농부가 하는 것을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이 농부에게 어떤 면이 있기에 배울 것이 있다고 했을까?' 생각하면서 유심히 보았습니다. 그런데 농부의 생활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주여!"한 마디 외치고는 밭에 나가 일합니다. 저녁에 들어와서 저녁을 먹고는 또 "주여!" 한 마디 외치고는 누워 곤하게 잡니다. 이 사람은 수도사를 찾아가서 깨달은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수도사는 그러느냐고 하면서 기름병을 하나 내 주었습니다. 이 기름병을 들고 다시 농부의 집에 다녀오는데 기름이 밖으로 흐르지 않도록 하라고 했습니다.
이 사람은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수도사가 묻습니다. "그대는 이 기름병을 가지고 농부의 집에 다녀오는 동안 주님을 몇 번이나 생각했습니까?" 이 사람은 기름이 흐르지 않도록 하는 일에 신경을 쓰느라고 한 번도 주님을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수도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것 보시오. 당신은 그 간단한 일을 하면서도 주님을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농부는 그렇게 피곤한 삶 가운데서도 하루에 두 번이나 주님을 찾지 않소? 그대는 그저 기름이 흐르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 하나만 걱정했지만 농부는 걱정할 일이 얼마나 많소? 날씨 걱정, 씨 뿌린 것이 제대로 자랄까 하는 걱정, 새들이 와서 쪼아먹으면 어떻게 할까 하는 걱정, 그렇게 걱정할 일이 많은 가운데서도 주님을 두 번이나 찾지 않소?" 이 사람은 크게 깨닫고 산에서 내려 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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