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나무가 있습니다.
하나는 '벤진'이라는 나무입니다. 이 나무는 열대성 나무로서 옆으로 가지를 드러낼 뿐 아니라 그 뻗어난 가지가 땅으로 뿌리를 내립니다. 옆으로 계속해서 가지가 뻗어나가 결국 거목이 됩니다. 많은 가지로 새들이나 동물들이 와서 한가롭게 쉴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런데 이 나무의 결정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옆으로 뻗어나갈 때 그 밑에는 단 한 포기의 풀도 생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거목이 영양분을 전부 빨아 올렸기 때문에 땅은 척박해지게 됩니다. 결국 주변엔 어떤 생명도 살 수가 없게 됩니다.
그런가하면 주위에 생명력을 주는 나무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나나 나무입니다. 바나나 나무는 육개월이 되면 반드시 자기의 옆에 한 싹을 낸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른 나무가 옆에서 자라 올라오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일년이 되면 열매를 맺습니다. 이 바나나 나무는 계속해서 새싹을 만들고 다른 나무들이 자라도록 뒷받침을 해줍니다. 그리고 마침내 자기가 죽을 때에 무수한 다른 나무를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생명을 일구어 내는 바나나 나무와 자신을 거대한 몸집으로 만들지만 마침내는 주변을 생명하나 살 수 없는 황무지로 만드는 벤진 나무... 하나는 살림의 나무지만, 하나는 죽임의 나무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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